<p></p><br /><br />[앵커] <br>3년 전이죠.<br><br>제주도에서 남자친구가 운전하는 오픈카에 탔던 20대 여성이 추돌 사고로 튕겨 나가숨졌습니다.<br><br>남자친구가 일부러 급가속을 해 여성을 숨지게 했다는 유족, 단순 사고였다는 남자친구, 입장이 엇갈렸는데요. <br><br>사건의 내막, 사회1부 정현우 기자와 알아봅니다.<br><br>Q1. 정 기자, 사고가 어쩌다 난 건가요?<br><br>사고가 난 건 2019년 11월 10일 새벽 1시쯤입니다.<br><br>제주 한림읍의 도로를 달리던 흰색 오픈카, 운전석엔 30대 남성 김모 씨가 조수석엔 김 씨의 여자친구인 피해자가 타고 있었습니다.<br><br>굽은 도로에서 김 씨가 갑자기 시속 114km까지 엑셀을 밟았구요.<br><br>방향을 잃은 차는 도로 연석과 돌담, 경운기를 잇따라 들이받고 전복됩니다.<br><br>[목격자]<br>"집에서 막 빵 하는 소리에 나와보니까 (피해자가) 도로 쪽에 그 머리를 먼저 부딪혔는지 미동이 없었어요."<br><br>차에서 튕겨 나간 피해자는 머리 등을 크게 다쳐 치료를 받았지만 9개월 뒤 숨졌습니다.<br><br>Q2. 언뜻 봐도 사고가 컸을 것 같은데 동승자만 숨진 건가요?<br><br>네, 김 씨는 사고 직후경찰에 사고 경위를 설명할 수 있었을 만큼 무사했는데요.<br><br>유족들은 김 씨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.<br><br>Q3. 유족들이 특별히 의심하는 이유가 있나요?<br><br>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사고 당시 상황이 녹음돼 있었다는 걸 유족이 발견한 건데요. <br><br>먼저 들어보시죠.<br><br>[피해자]<br>"왜? 또 지내보니 나는 안 되겠다는 게 나오니?<br><br>[김모 씨]<br>"응."<br><br>[피해자]<br>"그럼 집에 가."<br><br>[김모 씨]<br>"안전벨트 안 했네?"<br><br>[피해자]<br>"응."<br><br>두 사람의 말다툼 중 피해자가 안전벨트를 안 매 경고등이 울리고요.<br><br>남성이 벨트를 안 맸느냐고 물은 뒤 바로 가속음이 들린 건데요.<br><br>19초 후 충돌음 그리고 피해자의 비명과 함께 녹음이 끝납니다.<br> <br>김 씨의 수상한 행적, 더 있었다는 게 유족 측 주장입니다.<br><br>[부지석 / 유족 측 변호인]<br>"굉장히 차분하게 112에 신고하는 그런 부분들, 슬퍼하는 모습이 안 보였다는 것. 여자친구가 사는 집으로 가서 비밀번호도 바꿔 버리고 그리고 노트북들도 갖고 와 버리고…"<br><br>Q4. 의심할 법한데 김 씨는 뭐라고 설명하나요?<br><br>김 씨는 단순 사고였고,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.118% 만취 상태라 자세한 상황은 기억이 안 난다고도 했습니다.<br><br>또 벨트를 안 했느냐고 물은 건 벨트를 매라는 말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.<br><br>Q5. 양측 입장, 완전히 다른데 법원 판단은 어땠나요?<br><br>검찰은 피해자가 숨질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김 씨가 급가속을 했다며 살인 혐의로 기소하고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. <br><br>하지만 1심 재판부, 살인으로 볼 수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는데요.<br> <br>검찰이 이에 항소하면서 2심에선 살인 혐의에 더해 위험운전치사, 즉, 음주 상태로 운전하며 동승자를 숨지게 한 혐의를 추가했는데요.<br><br>사흘 전 항소심 재판부는 위험운전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.<br><br>[부지석 / 유족 측 변호인]<br>"본인이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상대방을 사망에 이르게 하기 위해서 그렇게 고의로 사고를 냈을 턱은 없다라고 재판부는 지금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죠."<br><br>유족들은 처벌이 너무 가볍다며 분통을 터뜨렸는데요.<br><br>검찰은 대법원 상고를 검토 중입니다.<br><br>딸의 억울함을 못 풀면 나도 세상에 없는 것과 다름 없다,<br><br>피해자 어머니가 이렇게 말했다는데 그 말이 자꾸 맴도네요.<br><br>사건을 보다였습니다.<br><br>